이해하려 할수록 어려운 영화 테넷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회심의 역작 테넷은 아직까지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영화이다.
인터스텔라, 인셉션, 덩케르크, 다크 나이트 등 관객들을 사로잡는 놀란 감독만의 천재적인 작품들의 모든 기록을 뛰어넘은 역사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스스로 테넷에 대해 자신이 만든 영화 중 가장 야심 찬 영화라고 자부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이 영화를 위해 20여 년간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시나리오는 무려 6년간 걸쳐 완성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다양한 해외 로케이션 촬영도 화제가 되었는데 미국, 영국, 이탈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인도까지 총 7개국에서 촬영되었다.
극 중 비행기 폭발 장면은 CG처리가 아닌 실제 보잉 747 비행기를 격납고에서 폭발시켜 그 장면을 촬영했다고 하니 관객들이 더욱 생동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그가 수년간 준비한 새로운 시각의 영화 테넷은 기존의 SF영화와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이해하고 즐기기엔 어렵다. 이 영화에 물리학자인 킵 손이 참여해 대본을 검토하며 물리학적 오류를 바로잡아 주었다고 하니 어느 정도는 과학적 사실에 기초한 작품이기도 하다.
감독은 이런 말도 덧붙였다. "모든 물리학은 대칭적이다. 시간은 순행하기도 하고, 거꾸로 가기도 하고, 동 시간일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 어떤 사물의 엔트로피 흐름을 거꾸로 되돌릴 수 있다면 그 사물에 작용하는 시간도 되돌릴 수 있다."
현대 물리학에서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는 것을 완전히 불가능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학술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SF가 아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미지의 즐거움까지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오페라 하우스에서 시작된 총성
오케스트라 연주가 조율을 마치려는 순간 총성이 울리고 지휘자가 쓰러진다. 갑자기 들이닥친 총으로 무장한 테러집단들을 본 관객들은 혼비백산하게 된다. 오페라 하우스 밖에도 테러집단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때 대테러 부대가 나타나 공연장에 수면가스를 주입해 테러 진압을 시도한다. 총성이 오가고 그들은 어떤 물건을 찾고 있다. TENET 로고가 보인다.
장면이 바뀌며 테러의 주도자는 발트해에서 깨어난다.
사실 영화를 세 번째 봤지만 내가 정확히 시간의 흐름대로 이해할 수 있었던 부분은 이 정도이다.
이 이후는 볼 때마다 새롭게 해석되고 이해하면서도 이해하지 못했다. 큰 맥락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며 이 세상을 파괴하려는 사토르를 막기 위해 인버전의 정보를 가진 사람들과 작전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는 이야기 중에 영화의 첫 장면이 후에 설명되기도 하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처음에 설명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 눈을 떼선 안 되는 영화다. 그만큼 몰입도 있게 만들어진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만큼 아름다웠던 장소들
총 7개국에서 촬영된 테넷은 흥미로운 내용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영상미 또한 갖추고 있다.
이해하지 말고 느껴라!라는 말은 어쩌면 이 영화의 영상에도 적용되는 홍보문구일지도 모른다.
가장 아름다웠다고 생각되는 이탈리아의 아말피 해안은 사토르의 초호화 요트가 떠있는 곳으로 그림처럼 아름다운 아말피 해안의 푸른 바다를 아름답게 보여준다.
사실 사토르의 요트에서 벌어지는 중요한 장면들은 베트남 해안이지만 촬영은 아말피 해안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극 초반의 거대한 풍력발전소는 덴마크 연안의 발트해에 있는 실제 풍력발전소라고 한다.
40노트가 넘는 바람이 불고 거대한 바다 소용돌이가 솟구치는 위험한 곳이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전작 덩케르크를 찍으며 얻은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비행기 충돌 장면은 캘리포니아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놀란 감독은 실제 비행기를 충돌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니어처와 VFX(특수효과)를 사용해 촬영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따져보니 현재는 이용하지 않는 비행기를 구입하는 것이 비용절감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결과적으로는 더 현실감 있는 실제 비행기를 가지고 촬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보잉사의 747 비행기를 가지고 촬영하게 되었는데 빅터빌 공항에 있는 비행기였기 때문에 보잉사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고 한다. 그 안에 있는 다른 비행기나 격납고에 다른 대미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물리학자까지 대동하여 증명한 후에야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각고의 노력 끝에 촬영이 완성되었고 우리는 그의 수작 테넷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감상평을 마치며
SF영화는 단순히 즐기기 위해 보는 것이라는 편견을 순식간에 깨준 영화였다.
요즘도 생각이 나면 한 번씩 몰입해서 보는데 모든 내용을 다 알고 있음에도 스스로 새롭게 해석하게 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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